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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ON(서울대 Open Education), 국내 최초로 MOOC에 합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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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서울대에서 13개의 학부 강의를 일반인 대상으로 무료 공개했다. 최근 해외에서 불고 있는 MOOC(Massive Open Online Course)의 흐름에 서울대가 발빠르게 합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우선 모바일앱을 통해 로그인 없이 수업 동영상을 볼 수 있게 오픈했고, 11월 경에 웹싸이트에 접속해서 로그인 후 볼 수 있게 할 예정이다.

SUNON: 서울대 Open Education

SUNON: 서울대 Open Education

공개된 강의 리스트는 아래와 같다.

  • 현대철학사조 : 현대철학의 거장들, 박찬국(인문대학 철학과)
  • 한반도와 국제정치 : 폭력, 돈, 생각을 둘러싼 갈등과 협력, 조동준(사회과학대학 정치외교학부)
  • 물리의 기본1 : 누구나 쉽게 배우는 대학물리학 – 역학과 파동을 중심으로, 최선호(자연과학대학 물리천문학부)
  • 디자인과 경영전략 : 예술과 경영의 만남, 조동성(경영대학 경영학과)
  • Introduction to Robotics : Fundamentals of Robot mechanics and control 로봇역학 계획 및 제어, 박종우(공과대학 기계항공공학부)
  • 운영체제의 기초 : 쉽게 배우는 운영체제 원리, 홍성수(공과대학 전기정보공학부)
  • 신재생에너지 : 에너지 디자이너를 위한 신재생에너지, 박형동(공과대학 에너지시스템공학부)
  • 녹색에너지 : 함께 생각해보고 만들어보는 미래형 에너지 대안, 허은녕(공과대학 에너지시스템공학부)
  • 동물해부생리학입문 : 이해하고 이야기하는 해부학, 임정묵(농업생명과학대학 농생명공학부)
  • 형사소송법 : 손에 잡히는 형사소송법, 이상원(법학대학 법학과)
  • Politics, Individuals, and Society : Politics for Dummies, Heemin Kim(사범대학 사회교육과)
  • Music of the world : Ethnomusicological Perspective on, Hilary Finchum-Sung(음악대학 국악과)
  • 환경과 건강 : 알아두면 유익한 환경보건학, 이기영(보건대학원 환경보건학과)

SNUON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

서울대에서 용감하게 이런 시도를 한 것에 진정 박수를 보낸다. 사실 강의를 일반인 대상으로 공개하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다. 나 역시 KAIST에서 강의하면서 동영상으로 녹화해서 오픈하는 것에 대해 고민을 했었다. 일단 일이 많아지고, 더 중요한건 앞에 앉은 학생들뿐 아니라 대중이 볼 수 있다는 사실을 의식하기 때문에 강의 자체가 조심스러워질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학생이 아닌 전문가들도 강의를 들을 수 있기 때문에 강의내용 준비에 있어서도 부담감이 훨씬 더 가해진다. 이번 오픈된 강의들이 대부분 학부 전공이나 교양 과목으로 제한된 것도 이런 부분이 좀 고려된게 아닐까 싶다. 즉, 학부 강의는 각 분야에 대한 기초적인 소개 수준이라, 아마 교수들에게 부담이 덜할 것이다.

모바일앱으로 먼저 오픈한 점도 정말 칭찬할만하다. 국내는 모바일 활용도가 높기 때문에 출퇴근이나 이동중에 짬짬이 듣기 좋다. CourseraUdacity, edX 같은 해외 MOCC 서비스들이 모바일쪽을 오픈하지 않고 있는지 의아스럽다.

iPhone 스크린샷 1iPhone 스크린샷 2iPhone 스크린샷 3

또한, 강의들을 보면 해외 MOOC 서비스들에 비해 분명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희망이 보인다. 강의 중에 ‘한반도와 국제정세’, ‘형사소송법’ 이런 내용들은 해외 강의들에서 듣기 힘든 것들이다. 또한 자연과학이나 공학쪽도 해외 강의가 있다하더라도 한국어로 하는 국내 온라인 강의가 있다면 당연히 국내 강의를 들을 것 같다. 다만, 양질의 강의 수준을 제공한다는 가정에서. 이런 점들을 고려해 볼 때 국내 대학들이 국내 대상으로 MOOC 서비스를 시도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본다. 물론 국내 교수들의 영어강의가 늘어가면서 해외 MOOC 서비스에도 국내 교수들의 강의를 접할 수 있길 바라는 바이다.

SUNON이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 

하지만 진정한 MOOC 서비스를 추구한다면 아직 해외 MOOC 서비스와 같은 수준으로 가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있다.

실제 강의 녹화가 아닌 온라인 강의를 위한 별도의 강의 녹화가 필요

SUNON에 공개된 강의를 몇 개 들어봤는데, 실제 수업 상황을 녹화한 것이다. 지금까지도 이렇게 녹화해서 공개한 시도는 여러 번 있었다. 하지만 해외 MOOC 서비스를 보면 알겠지만, 온라인 강의를 위해 교수들이 따로 녹화를 한다. 이게 매우 중요한 차이를 낸다. 보통 교수들은 대화형 강의를 위해 학생들에게 질문 던지고 기다리는 과정을 한다. 또한, 삼천포로 빠져 수업과 관련없는 내용도 제법 있다. 이렇게해서 강의 구성이 길어질 수 밖에 없다. 일반적으로 대학강의는 일주일에 3시간, 한학기 12주~16주 정도 수업이 구성된다. 이와 같은 길이로 동일하게 온라인 강의가 공개될 경우 이걸 끝까지 이수할 사람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다. 실제 Coursera의 강의들을 보면 대부분 4-8주 길이다. 일주일에 강의시간도 보통 1-2시간 정도로 3시간을 넘지 않는게 보통이다. 내 생각에는 Coursera쪽에서 일부러 이런 식으로 가이드를 하는 것 같다. 즉, 아무 의무가 없는 자발적인 일반인들이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따라 올 수 있을 정도의 길이다. 이러다보니, 실제 강의를 녹화해선 그 길이로 줄이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Coursera 강의를 들어보면, 정말 강의 내용에 군더더기가 없다. 삼천포로 빠지는 일도 없고, 정말 액기스만 뽑아 놓은 느낌이다. 하지만 이렇게 온라인 강의를 위해 별도로 녹화를 하려면 교수들의 부담이 훨씬 더 가중될 것이다. 이 부분을 어떻게 풀 것인가가 아마 관건이지 않을까 싶다.

퀴즈, 숙제, 시험과 같은 평가 체계 필요

서울대에서도 이후에는 이런 체계를 갖추고, 수료증도 발급할 거라고 한다. 정말 굿뉴스다. 하지만 이게 얼마나 빨리 실현될지 우려스럽다. MOOC를 위한 플랫폼은 오히려 문제가 아니다. 서울대도 edX에 가입되어 있는걸 보면 아마 OpenEdx 플랫폼을 활용할지도 모르겠다. 문제는 강의에서 이것을 운영하기 위한 인력이다. 매번 퀴즈를 온라인 버전으로 만들고, 숙제 역시 따로 제출해야 하며, 채점 방식은 어떻게 할 것인지, 시험은 어떻게 컨트롤할 것인지 등 이 부분들이 다 사람 손이 가야하는 것이다. 솔직히 조교들이 점점 더 힘들어 지겠구나 하는 슬픈 생각이 들기도 한다. 시스템은 대규모의 온라인 강의가 가능하게 만들어 줄 뿐이고, 그 안의 컨텐츠, 즉 강의를 만드는 것은 사람의 몫이라, 많은 노력이 들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그에 맞는 보상체계가 교수나 조교들에게도 주어져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학교의 정책에 의한 의무적인 공개보다는 관심있는 교수들의 자발적인 공개 위주로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일반 수강생들과 쌍방향으로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채널 필요

온라인 강의니만큼, 대학에서 직접 강의듣는 것보다 쌍방향성이 매우 떨어지는데 이것을 극복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Cousera를 보면 discussion forum이 매우 활성화되어 있다. 수강생들의 질문에 교수나 조교가 일일이 대응해 줄 수 없기 때문에 온라인 포럼을 만들고 서로 질문하고 답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이 질문들 중에서 의미있다고 투표를 많이 받은 것에 한해서 조교나 교수가 직접 답을 하는 시스템이다. 매우 합리적인 시스템이다. 온라인 포럼은 수강생들에게 도움이 될 뿐 아니라, 교수에게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학생들이 어떤 부분을 어려워하고, 숙제를 어떤 식으로 개선해야 할지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실제로 Coursera에서 강의한 교수들은 대규모 온라인 강의를 통해 새로운 경험을 했고, 자신의 교수법이나 강의 방향을 수정했다고 한다.

이제 첫삽을 떳다는 마음으로 꾸준히 개선시켜 주길…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MOOC의 바람은 대학교육의 틀을 많은 부분 흔들어 놓을 것이 틀림없다. 그 흔들림 속에 대학이 어떤 방향으로 진화할 것인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지만, 먼발치에서 수수방관하다가 나중에 기회를 놓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서울대는 국내 대학으로 처음으로 그런 큰 흐름에 직접 뛰어든 것이다. 쉽지 않은 도전이고, 대학 구성원 전체가 함께 노력해야 하는 일이니만큼, 단기적 성과를 보지말고, 장기적으로 흔들림없이 나아갔으면 하는 바램이다. 새로운 교육 혁신을 꿈꾸는 한 사람으로서 뜨거운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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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zeronova

2013/09/25 , 시간: 3:33 오후

MOOC에 게시됨

One Respon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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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지나가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교육은 누군가에 의하여 독점되거나, 차별되거나, 누군가의 돈벌이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Coursera, Udacity, EdX, Codecademy, OpenStax College 등의 거친 혁신의 바람이 어서 빨리 국내에도 휘몰아치기를 기대합니다.

    larynx

    2013/11/23 at 11:0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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